

지난 1월 30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여성 성소수자 난민신청자 A씨가 1심에서 승소하였습니다. 국내에서 성소수자 난민신청자가 1심에서 난민인정을 받은 것은 A씨가 처음입니다.
A씨는 2018년 한국에 입국하여 난민 신청을 하였으나 난민불인정 결정을 받았고, 화우공익재단에서는 2024년부터 난민불인정취소소송을 진행하였습니다.
A씨는 본국에서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이 가족에게 알려진 이후 감금과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등 심각한 박해에 노출되었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이후에도 본국 가족의 집요한 추적과 협박이 이어져 극심한 불안 속에서 생활해야 했습니다. 특히 이번 판결문을 통해, A씨가 본국으로 송환될 경우 ‘명예’를 명분으로 한 살해의 위험이나 여성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는 수용시설에 감금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법원은 제출된 증거를 종합하여, A씨가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성별과 성적 지향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일부 증거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A씨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인정하였습니다. 더 나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후견인 제도*, 여성에 대한 법적·사회적 제약, 동성애자에 대한 형사처벌 가능성, 명예살인 관행, 여성 수용시설에서의 강제 교화 사례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본국으로 귀환하면 자유와 생명, 성적 정체성이 근본적으로 침해될 위험이 명백하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법원은 가족이 보여온 강한 종교적 신념과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 과거의 폭력적 통제와 감시 행위 등을 종합할 때, A씨가 본국으로 송환될 경우 국가나 가족으로부터 적절한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하였습니다.
특히 입국 후에도 이어진 본국 가족의 집요한 추적과 협박은, 역설적이게도 A씨가 한국에서 보호받아야 할 '난민'임을 입증하는 결정적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번 판결을 통해 A씨가 더 이상 두려움 없이, 한국에서 온전한 자유를 누리며 안정적인 삶을 꾸려가기를 희망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후견인 제도: 여성이 법적으로 아버지, 남편 등 남성 후견인의 동의 없이는 출국, 혼인, 거주 이전 등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없는 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