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시민법치사회를 

 구현하는데 

 기여하겠습니다"





 화우공익재단 이사장 이홍훈



화우공익재단은 법무법인 화우 공익위원회에서 활동을 기반으로 삼아, 보다 적극적이고 안정적인 공익활동을 펼치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사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로펌이 공익활동을 한다고 하면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조금씩 로펌의 공익활동이 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로펌 뿐 아니라, 공감과 같은 공익변호사단체나 다양한 시민 사회단체에서 상근하는 공익전담변호사의 숫자도 늘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익활동의 확장은 법조인들이 자신의 직업적 사명에 충실하다는 점에서 참으로 뜻 깊은 일이라 할 것입니다.


저는 법조인에게 공익활동이란 하나의 의무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도 법조인에게 공익활동은 그 직역을 막론하고 보편적인 책무 또는 직업윤리의 하나로 이해되어 왔습니다. 우리 변호사법도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변호사의 사명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늘어가고 있는 법조인들 특히 변호사들의 공익활동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 사회의 법조인들이 정말로 자신의 사회적 책임과 직업적 윤리에 충실하게 살고 있는지에 대하여 대다수의 국민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법조인의 공익활동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오늘날 인류문명이 처한 전 세계적인 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현대사회가 쾌락과 행복의 극대화를 지향하는 공리주의적 가치가 지배하는 물질만능주의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유례없는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를 목도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칸트는 공리주의를 비판하면서 인간은 행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존엄성을 가진 이성적 존재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마이클 샌들은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으며, 결국 정의로운 사회란 시민의식, 희생, 봉사 등을 근간으로 하는 공동체의식 속에서 가능하며, 시장은 도덕적 한계를 가지므로 정부가 개입해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 바가 있습니다. 


사실 현재의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위기에 대처하고 시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층위에서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만, 저는 무엇보다도 인류문명이 또 우리 사회가 다시 한 번 사회가 무엇인지, 사회적 공공성과 공공선에 대한 합의를 재구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최근 자신의 저서 <한계비용 제로사회>에서는 미래는 종래의 자본주의적 이윤추구의 틀로는 유지될 수 없고, ‘협력적 공유사회’(Collaborative Commons)의 원리로 이행될 수 밖에 없다고 예견한 바가 있습니다. 저는 현재 인류가 처한 여러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의 하나로서, 또 협력적 공유사회로 가는 방법론 가운데 하나로서 서로에 대한 공감능력을 늘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시민사회에서 다양한 공익활동의 활성화가 반드시 포함될 수 밖에 없다고 확신합니다.


전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의 CEO로도 유명하지만, 은퇴 후의 엄청난 기부액수와 사회공헌활동으로도 그 만큼 유명합니다. 빌 게이츠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무의 삶이란 꽃을 피움으로써 아름다움과 향기, 꿀을 만들어 벌과 나비, 인간을 이롭게 하며 생명이 다한 뒤에도 버섯이 기생할 수 있도록 하고, 목재로 사용하게도 되는, 말 그대로 나누는 삶입니다. 나무는 이 나눔의 가치를 통하여 전 세계 어디에나 있고, 전 세계 어디에서도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결국 나무의 삶이란 나눔을 통해 자신의 생존 영역을 확대하는 더불어 사는 공존공생의 삶인 셈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의 경우 이런 나눔의 미덕이 다소 부족했습니다. 그 동안 공익활동이나 기부가 비록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선진국 등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우리사회가 해방 이후 지난 70년간 절대적 빈곤 앞에서 성장이라는 깃발에만 기댈 수밖에 없었다는 항변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70년간의 방식을 우리가 그대로 답습한다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밝을 수 없으리라는 것도 명확해 보입니다. 이제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면서 물질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상생하고 균형잡힌 따뜻한 공동체 사회를 이루는데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20세기의 가장 유력한 정치철학자 존 롤즈는 <정의론>에서 정의로운 공동체의 성립을 위한 논증을 시도한 바가 있는데, 먼저 평등한 자유의 원칙이 보장되어야 하고(제1원칙), 다음으로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제2원칙)는 것이 주요한 논지였습니다. 후자의 이야기는 결국 그 사회의 최저의 상태에 있는 약자에게도 이익이 된다면 사회적 불평등이 용인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불평등 자체는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이러한 원칙이 관철되고 있는지 의문이며, 그 현실을 지양하기 위해 법조인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돌아볼 일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늘 화우공익재단의 출발도 사실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때늦은 것은 아닌가 하는 반성도 해보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화우공익재단의 공익법률활동이 아직은 미미하고 시작하는 단계지만, 장기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확대되기 위하여 제가 화우 가족 여러분과 함께 힘을 모아보려고 합니다.


화우공익재단은 법조인의 본디 사명인 법의 정신과 양심에 충실한 법률공익활동을 통하여, 사회적 경제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활동을 펼쳐보고자 합니다. 화우공익재단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모든 국민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되며,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따뜻한 시민 법치사회를 구현하는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그리하여 우리 사회가 함께 더불어 사는 나눔과 배려의 공동체가 형성되는데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모쪼록 지켜봐 주시고, 함께 시민 법치주의가 살아 숨 쉬는 공동체로 우리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